157p
리비아가 아이들에게 말했다. "너희 아버지는 바로 그런 걸 할 사람이야. 청혼 말이다. 결혼 제안이라는 표현이 이보다 더 적절하게 어울릴 수는 없을거야." 꽃도 없고 이벤트도 없이 늘 입던 터틀넥 스웨터 차림이었다. 하지만 그는 어떤 순간을 특별한 순간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었고 그런 순간을 잘 이해했으며, 중요한 것 또는 축제까지도 부수적인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다룰 줄 알았다.
173p
레이랜드는 편지를 옆으로 치웠다. 편지 쓰기는 정당방위만은 아니었다. 올바른 언어 찾기를 통해 자기 경험의 윤곽을 알아보려는 시도이기도 했다. 자기가 정확하게 뭘 느끼는지 알고 싶었다. 이따금 손을 멈추고, 자기가 누구인지 처음으로 발견하고는 놀라움을 느끼기도 했다.
239p
세상에서 멀리 떨어진 채 번역에 열중해 모든 걸 잊었다가. 깜짝 놀라 시계를 볼 때가 있어. 시간이 언제 이렇게 됐지? 상실감이나 무언가를 놓쳤다는 느낌이 아니야. 내 안의 시간.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살아냄으로써 시간의 독재에서 벗어났다는 행복에 겨운 놀라움이고 해방감이지. 이럴 때면 자기 자신에게 머문가는 것이 시간의 극복을 뜻하며, 오로지 망상이라는 인도의 교훈을 잠깐이나마 이해할 것 같아.
269p
우리는 함께 사는 우리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게 얼마나 많은지.
내가 어떻게 오늘날의 내가 됐는지 알고 싶어. 표면이나 외부 상황에 따른 게 아니라 내면에서 말이야. 어떤 도로를 걸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생각과 감정을 따랐는지가 중요해. 어떤 경험이 어떻게 다른 경험이 되고, 또 다른 하나의 경험이 됐는지 느끼고 싶어. 우리는 자신이 어떻게 변하는지 제대로 느끼지 못하지만 나중에 뒤돌아보면 다른 사람이 되어 있기도 하고 또 그렇지 않기도 하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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